[성명]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회 설치관련

이해 당사자 참여 없는 일방적 연금개악 추진 반대한다!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연금개혁 특별위원회 구성의 건을 보며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 2015년 공무원연금 개악의 악몽을 다시금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당시에도 100만 공무원의 노후 생존권과 직결된 공무원연금 개정을 논의한다며 국회가 설치한 공무원연금개혁특별위원회는 당사자인 공무원을 허울뿐인 존재로 취급하지 않았던가. 또한 당시 공무원연금 개정의 두 가지 전제조건이었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과 공무원 인사·보수 처우개선의 약속은 어떤가. 지금까지 전혀 지켜지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지난 2년간 실질임금이 4.7%나 삭감되는 등 공무원의 노동에 대한 처우는 더욱 악화되었다. 또한 코로나19 등 각종 재난 재해 현장에서 과로로 쓰러지는 공무원이 속출하는데도 윤석열 정부는 공무원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하며 공무원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정년과 연금지급 시기가 일치하지 않아. 퇴직 후 1년에서 5년간 단계적으로 소득공백이 22년말 기준 1,691명이나 발생하고 매년 늘어난다. 노후의 안정적인 삶이 위협받고 있다. 공무원 정년과 연금 지급 시기가 일치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공무원노조가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아직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번 연금특위 구성의 내용을 보면 지난 2015년 공무원연금 개악 때보다 더욱 졸속적이고 무리하게 추진될 우려가 커 보인다. 우선 이번 연금특위에는 13인의 국회의원이 관련 법률안을 심사하고 안건을 여야 합의로 처리한다고 되어 있다. 민간자문위원회를 둔다고 돼 있지만 이 자문위는 참고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전 국민의 노후 생존권이 달린 연금 개혁 문제에 당사자인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빠져 있는 것이다.

또한 연금특위는 내년 4월 말까지 활동한다고 하는데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4대 공적연금과 기초연금까지 제도 운영방식이 각기 다른 공적연금을 모두 다루겠다고 한다. 제5차 국민연금 재정 계산이 내년 3월 예정돼 있는데 연금 특위는 이와 무관하게 국민연금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인가. 이 또한 국민과 공무원 등 당사자의 동의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야 거대 정치권의 야합으로 연금 개악을 밀어붙이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이번 연금 특위 구성을 보면 민생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함을 다시금 실감한다. 자질 없는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가 연거푸 낙마한 상태에서 전 국민의 노후소득보장을 책임져야 할 정부가 모든 논의와 책임을 국회에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연금 개정은 국민과 정부, 국회가 함께 논의하고 추진해야 할 문제이며 가장 큰 책임과 역할은 정부가 맡아야 한다.

연금은 현 세대뿐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다. 가입자와 수급자, 노동자와 사용자 정부 등이 모두 참여해 사회적 숙의 과정을 거듭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졸속적이며 사회적 합의 과정을 배제한 채 추진될 경우 공적연금이 축소되고 민간연금만 활성화되는 개악으로 귀결될 위험이 크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 2015년 공무원연금 개악과 같은 과정이 다시금 반복되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연금 개정은 재정 안정에만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안정된 노후 생활 보장이라는 연금의 본래 목적에 맞게 개정돼야 한다. 이를 위해 당사자 참여 등 사회적 합의와 충분한 숙의 과정, 정부의 책임성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

2022. 7. 26.

전국공무원노동조합